"100억 중 7000만원만 변제"…개인파산 위기 놓인 티몬 소상공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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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2025.06.10 06:31 최종수정2025.06.10 08:39
티몬 소상공인 20일 회생계획안 찬성 가닥...강제인가 가능성 높아
소상공인 채권 변제율 0.76%에 불과
은행들 “대출금 원금 조정은 어렵다”
소상공인 “변제받은 돈 모두 은행에…개인회생 늘어날 듯”
티몬 회생계획안 인가 후 소상공인의 개인회생이나 파산이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변제율이 약 0.76%에 불과한 데다, 그마저도 은행 대출 상환에 사용해야 하므로 소상공인들의 유동성 위기가 해소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9일 조선비즈 취재를 종합하면 티몬에 입점한 소상공인들은 오는 20일 서울회생법원에서 열리는 관계인집회에서 티몬의 회생계획안에 찬성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새벽 배송 전문업체 ‘오아시스마켓’을 운영하는 오아시스가 인수 대상자로 결정된 만큼, 약 2만명의 소상공인 채권자가 반대하더라도 법원이 강제인가 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법원은 법이 정한 찬성 요건을 채권자들이 충족하지 못하더라도 회생계획안이 타당하다고 판단하면 강제인가 할 수 있다.
인수 대상자를 찾은 티몬은 사업을 이어 나갈 가능성이 커졌으나 소상공인들 피해는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회생계획안이 인가되더라도 변제율이 0.76%에 그쳐 사실상 미정산금을 돌려받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미정산 상거래채권은 약 7456억원이지만 회생계획안에 따른 변제 금액은 56억원가량에 불과하다.
한 소상공인은 “농산물이나 컴퓨터 부품업체는 100억원 이상 정산받지 못한 곳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100억원을 정산받지 못했고 변제율이 0.76%라고 가정하면 회생계획안 인가 후 7600만원만 받게 되는 것”이라며 “황당하고 허망하다. 눈물을 머금고 수용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통상 기업 회생 사건 채권 변제율이 10~20% 정도라는 점을 고려하면 0.76%는 이례적으로 낮은 수치다. 티몬은 부동산 등 자산이 거의 없고 수년간 적자로 현금도 부족해 채무 변제에 투입할 수 있는 자금이 부족한 상태다.
정산은 제대로 받지 못하지만 은행 대출은 그대로 남아 소상공인의 부담은 가중되고 있다. 티몬의 정산 주기가 최소 60일로 길다 보니, 소상공인들은 발생한 매출(미수금)을 담보로 은행 대출을 받아 현금을 마련했다.
한 은행 관계자는 “티몬·위메프 사태가 발발한 후 대출 기한 연장, 원리금 상환 유예, 이자율 인하 등을 지원했다”며 “변제율이 낮다는 점은 알고 있지만, 미수금을 담보로 제공한 대출 원금까지 조정하긴 어렵다”고 언급했다.
이 때문에 회생계획안 인가 후 소상공인들의 개인회생·파산 신청이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티몬 판매자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소상공인 개인 사건이 늘어날 가능성이 커, 이들에 대한 회생·파산 정책을 별도로 마련해 달라는 내용을 새 정부에 건의한 상태”라며 “최소한의 이자 지원도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