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er법무법인 스탠다드
Date2025.11.13
https://www.youtube.com/watch?v=tO0Xy11Iuzs&t=26s

자동차 부품 산업의 구조와 리스크
안녕하세요. 빛과의 전쟁, 법무법인 스탠다드의 정경현 변호사입니다.
오늘은 자동차 부품 제조업의 산업 구조와 회생 사례를 함께 살펴보려고 합니다.
자동차 부품 산업은 우리나라 제조업의 핵심 축으로, 현대차·기아차 등 완성차 업체를 중심으로 한 다층 협력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1차 벤더부터 3차 협력사까지 수많은 중소 제조업체들이 긴밀히 연결되어 있어,
완성차 업계의 경기나 주요 거래처의 상황에 따라 부품사들의 매출이 직격탄을 맞는 구조입니다.
특히 원자재 가격 상승, 반도체 수급난, 물류비 폭등 등이 겹쳤던 2021년에는
1차 협력사부터 3차 협력사까지 연쇄적인 부도 사태가 발생하며 업계 전반이 흔들렸습니다.

위기의 원인: 매출 단절과 거래처 부도
오늘 소개할 A사는 1990년대 후반 설립된 기어류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로,
오랜 기간 현대·기아차 협력사로 등록되어 꾸준히 성장해 왔습니다.
그러나 2021년 말, 회사가 주력으로 납품하던 완성차 모델이 단종되면서
주요 매출원이 사라지는 일시적 공백이 생겼습니다.
새로운 모델 참여를 시도했지만 당장 매출을 메꾸기 어려웠고,
결국 낮은 단가로라도 일감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하지만 원가에 가까운 단가로 수주하다 보니 매출은 발생했어도 실질적인 이익은 남지 않았습니다.
고정비는 그대로였고, 인건비·설비비용·스크랩 비용까지 겹쳐 자금 압박이 심해졌죠.
설상가상으로 주요 납품처인 1차 협력사가 부도를 내면서 유동성 위기가 가속화되었습니다.
해당 거래처는 전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기에, 부도 이후 회사는
납품대금을 받지 못했을 뿐 아니라, 완성차로부터 받은 품질 인증(SQ) 유지에도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이처럼 자동차 부품 산업은 거래처 리스크 하나로도 기업 존속이 흔들릴 수 있는 구조입니다.

잘못된 설비 투자와 재무 구조 악화
A사는 2000년대 후반, 생산 능력 확장을 위해 65억 원 규모의 프레스 설비를 도입했습니다.
당시에는 업황이 좋았지만, 곧 닥친 글로벌 금융위기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예상했던 수익은 실현되지 못했습니다.
설비는 남았지만 가동률은 떨어졌고, 감가상각비와 이자 부담이 재무 구조를 더욱 악화시켰습니다.
결국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차입이 늘었고, 금리 인상과 신용등급 하락이 겹치면서
이자 비용이 폭증했습니다.
매출 감소 → 손실 증가 → 차입 확대 → 이자 부담 증가.
이 악순환이 반복되며 현금은 바닥났고, 채권자들의 가압류와 소송이 이어졌습니다.
A사는 결국 자력 회생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법원의 회생절차를 신청했습니다.

법무법인 스탠다드의 회생 전략
: 구조를 이해하는 설계
스탠다드는 자동차 부품 산업의 구조적 특성을 고려해, A사를 위한 맞춤형 회생계획을 수립했습니다.
1. 신규 거래처 확보
새로운 납품처와 공급 계약을 체결해, 회생 후 4분기부터 월 1억 원 이상의 매출이 예상되었습니다.
특히 이번에 수주한 부품은 수출용 대형 트럭 특수 부품으로, 기존 품목 대비 단가가 1.5배 이상 높았습니다.
즉, 고부가 제품 중심의 포트폴리오 전환이 이루어진 것입니다.
2. 시장 회복 모멘텀 반영
기아자동차의 신차 프로젝트 참여가 확정되면서, 관련 부품 수요가 기존 대비 2배 이상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었습니다.
이를 회생계획에 반영해 채권자 설득 근거로 삼았습니다.
3. 거래 네트워크 복원
회생 개시 후 안정화될 것을 기대한 기존 거래처 일부가 “회생이 개시되면 신규 아이템을 맡기겠다”는 약속을 주었습니다.
이러한 지원 약속은 매출 회복의 신뢰도를 높이는 중요한 근거가 되었습니다.

사건의 핵심 쟁점: ‘남의 땅 위에 세운 공장’
이 사건의 가장 어려운 쟁점은 바로 부동산 권리관계였습니다.
A사는 토지는 소유하지 않았지만, 그 위에 세운 건물과 설비는 회사 명의였습니다.
문제는 토지 소유주와의 계약이 불완전했고, 건물에는 65억 원 규모의 저당권이 설정되어 있었다는 점입니다.
토지주와 금융기관 모두 회생에 부정적이었고, 협상은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저희 스탠다드는 법리와 실무를 병행하며 3자 협의 구조를 만들어냈습니다.
결국 회생 절차 중 대출을 통해 토지 소유권을 취득했고, 설비 투자금 관련 부채도 조정하여 인가 결정을 받아냈습니다.
이 사건은 “회생 불가” 판정을 받았던 사안을 뒤집은 사례로, 저 개인적으로도 가장 인상 깊은 성공이었습니다.

이번 사건은 “안 된다”는 말을 뒤집은 회생이었습니다. 단종, 저가 수주, 거래처 부도, 복잡한 부동산 구조 까지 겹쳤지만,
산업을 이해하고 숫자에 근거한 전략으로 결국 인가를 받아냈습니다.
자동차 부품 제조업처럼 구조적 한계를 가진 기업이라도, 정확한 진단과 전문적인 조력만 있다면 충분히 다시 일어설 수 있습니다.
위기를 혼자 감당하지 마시고, 산업을 아는 전문가와 함께 회생의 길을 설계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