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er법무법인 스탠다드
Date2026.01.21
https://www.youtube.com/watch?v=VeeM09lmV-E
TV에서 휴대폰으로 바뀐 아침 풍경
예전에는 아침에 트레드밀 위에 올라서면 자연스럽게 TV를 켰습니다.
날씨를 보고, 뉴스를 흘려듣고, 하루의 흐름을 느끼는 방식이었죠.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사람들은 TV 대신 휴대폰을 먼저 보게 됐습니다.
누가 결심한 것도 아닌데, 생활 방식이 그렇게 바뀌어 버린 겁니다.
이 변화가 오늘 이야기의 출발점입니다.

잘 나가던 방송 제작사의 시작
이 회사는 처음부터 큰 회사가 아니었습니다.
방송국에서 일하던 PD가 안정적인 자리를 내려놓고
1인 제작사로 출발한 개인사업자였습니다.
초기에는 외주 제작과 고정 프로그램을 확보하며
매달 일정한 제작비가 들어오는 구조를 만들었고,
직원도 늘리고 장비도 갖추며 결국 법인 전환까지 이뤄냈습니다.
대박 한 방은 없었지만, 꾸준히 매출이 유지되던 회사였습니다.

콘텐츠의 문제가 아닌 ‘환경의 변화’
이 회사가 만들던 프로그램은
자극적인 예능도, 화제성에 기대는 콘텐츠도 아니었습니다.
아침에 틀어두기 좋은 방송,
밥 먹으며 보기 편한 화면,
부모님 세대가 믿고 보는 콘텐츠였습니다.
문제는 콘텐츠가 아니라 시청 환경이 이동했다는 점이었습니다.
TV 시청률은 떨어지고,
OTT와 유튜브로 시청 시간이 옮겨갔습니다.
프로그램은 그대로였지만,
돈을 주는 구조가 달라져 버린 것입니다.

줄일 수 없는 비용, 늘어나는 부담
방송 제작은 비용 구조가 단단합니다.
PD, 작가, 촬영, 편집은 줄이고 싶다고 줄일 수 있는 영역이 아닙니다.
비용을 줄이면 곧바로 퀄리티가 떨어지고,
그건 다음 계약 실패로 이어집니다.
제작비는 동결되고,
인건비와 고정비는 계속 오르고,
협찬은 줄어들면서
회사는 점점 구조적인 적자 상태로 들어갔습니다.

겉으로는 정상, 속은 채무 초과
적자를 메우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많지 않았습니다.
가수금을 넣거나, 단기 차입을 늘리는 방식이 반복됐습니다.
이건 대표가 무책임해서가 아니라,
다른 선택지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회생 절차에서 다시 정리해 보니
자산은 약 15억 원, 부채는 약 29억 원.
회사가 멈춰서 문제가 된 게 아니라
빚이 자산보다 훨씬 많은 상태였던 겁니다.

대표가 가장 판단하기 어려운 순간
직원 월급은 나가고,
프로그램은 계속 제작 중이고,
당장 문 닫을 회사처럼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대표님들은 대부분
“조금만 더 버텨보자”는 선택지 앞에 서게 됩니다.
하지만 이 시점이 가장 위험합니다.
채권자들이 동시에 움직이기 시작하면
결정할 시간 자체를 잃게 됩니다.

회생의 출발은 ‘시간 확보’
저희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얼마를 빚졌는지를 따지는 게 아니었습니다.
가압류, 강제집행 예고장 등이 나라오면,
회사는 결정한 시간이 없어집니다.
그래서 이 회사는,
결정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었습니다.
회사가 임의로 빚을 갚지 못하게 하고,
자산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속도를 먼저 줄였습니다.
이 단계가 회생 절차에서 가장 중요한 초반 작업입니다.

숫자로 판단한 회생 가능성
그 다음은 감정이 아니라 숫자였습니다.
이 회사를 지금 당장 정리했을 때의 청산가치는 약 10억 원,
구조를 조정해 계속 운영할 경우의 가치는 약 11억 원이었습니다.
법원 기준에서도
정리보다 계속 가는 편이 더 합리적인 회사였습니다.
이 회사는 망한 회사가 아니라
방향만 다시 잡아야 하는 회사였던 겁니다.

회생계획안의 핵심 포인트
회생계획안에서는
과거 매출을 그대로 전제하지 않았습니다.
이미 무너진 편성 환경을 인정한 상태에서
가능한 매출만 기준으로 변제 재원을 다시 설계했습니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은
대표 개인에게 모든 부담이 쏠리지 않도록
채무 구조를 회사 중심으로 재정리한 것입니다.
회생계획안은 변명이 아니라
회사가 앞으로 어떻게 작동할지를 보여주는 문서여야 합니다.

상담 당시 기억에 남았던 에피소드
상담 중 대표님께서
“저희가 만든 콘텐츠는 자신 있다”는 말씀과 함께
저희 스탠다드 유튜브 채널을 잘 보고 있다는 이야기를 해주셨던 장면이 기억에 남습니다.
오히려 회생을 상담받는 자리에서
콘텐츠 제작자답게 영상과 기획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던 순간이었습니다.
완전히 인가가 마무리되면
언젠가는 이 대표님이 다시 현장에서 웃으며 이야기하실 날이 올 거라
자연스럽게 기대하게 된 사건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