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er법무법인 스탠다드
Date2026.03.04
https://www.youtube.com/watch?v=_Ywp2gPL_KM&t=1s
당연했던 시스템, 무너지기 직전까지 갔던 회사
아침 지하철 안내방송을 들을 때
우리는 그 시스템을 의식하지 않습니다.
고장 나면 불편하고, 평소에는 당연한 것.
오늘 말씀드릴 회사는
그 ‘당연함’을 만드는 방송·음향 시스템 제조기업이었습니다.
- 방송·음향 기기 제조
- 제어 소프트웨어 자체 개발
- 공공기관·대기업 납품
- 현장 맞춤형 시스템 설계 역량 보유
겉으로 보면 안정적인 기술 기반 기업이었습니다.
하지만 구조가 흔들리기 시작하자, 숫자가 먼저 무너졌습니다.

신뢰로 성장한 회사, 구조의 한계에 부딪히다
이 회사는 단순 유통업체가 아니었습니다.
자체 기술을 보유하고, 시스템 설계까지 직접 수행하는 제조기업이었습니다.
공공기관 강당, 회의실, 행사장, 대기업 시설에 들어가는 장비.
이런 영역은 한 번 거래가 시작되면 오래 이어집니다.
그래서 대표는 이렇게 판단했습니다.
“시장만 크게 흔들리지 않으면 버틸 수 있다.”
실제로 매출은 안정적이었습니다.
- 2021년 약 28억 원
- 2022년 약 20.6억 원
- 2023년 약 19.7억 원
급등은 아니었지만, 급락도 아니었습니다.
문제는 매출이 아니라 원가 구조였습니다.

러·우 전쟁 이후 원자재 가격이 급등했습니다.
이 회사의 제품은
금속 부품, 반도체, 케이블 등 원자재 영향이 큰 구조였습니다.
하지만 납품 단가는 이미 계약으로 묶여 있었습니다.
- 공공기관 입찰 구조
- 단가 조정 거의 불가
- 협상력 제한
결국 2023년에는
- 매출 19.7억
- 매출원가 20.6억
매출보다 원가가 더 큰 구조가 됩니다.
약 9,400만 원의 매출총손실.
물건을 만들수록 손실이 누적되는 구조.
이때부터 적자는 ‘일시적’이 아니라 ‘구조적’이 됩니다.

여기에 공급망 불안이 길어지면서 납품 일정이 밀리고,
일부 납품처는 연쇄적으로 부도를 맞습니다.
대표가 아무리 성실해도 피하기 어려운 변수였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인 내부 사고.
창고 관리 직원의 장기간 절취 사건.
- 반복적·장기적 절취
- 재고 감소
- 이미 원가로 반영된 자산 회수 불가
- 매출총이익률 추가 훼손
재고는 장부상 11억 원이 넘었습니다.
그러나 청산가치로 환산하면 150만 원 수준.
"장부상 자산은 있는데,
현실에는 현금이 없는 상태."
이때부터 문제는 경영 능력이 아니라
‘시간을 버틸 수 있느냐’의 문제가 됩니다.

2023년 기준
- 총자산 약 18.7억 원
- 부채 총액 약 22.2억 원
- 금융기관 대여금 14.1억
- 상거래채권 8.1억
핵심은 금액이 아니라 속도입니다.
- 매출 감소
- 원가 상승
- 이자 부담 지속
- 거래처 부도
시간이 지날수록 회복 가능성보다
채무 증가 속도가 더 빨랐습니다.
이 구간에서 가장 먼저 무너지는 것은 숫자가 아니라
대표의 판단력입니다.
“조금만 더 버티면…”
“이번 프로젝트만 넘기면…”
하지만 이때의 버팀은 선택이 아니라 소모입니다.

이 회사는 결국 간이회생을 신청합니다.
- 2025.01.09. 간이회생 신청
- 2025.01.14. 보전처분 및 포괄적 금지명령
- 2025.02.07. 개시결정
- 2025.10.29. 회생계획 인가
약 10개월.
회사를 살리는 날이 아니라,
더 이상 무너지지 않게 묶어두는 날이 시작이었습니다.
포괄적 금지명령 이후
- 압류 중단
- 개별 채권 추심 중단
- 금융기관 일방 조치 제한
대표는 더 이상 혼자 방패가 아니라
법원의 틀 안에서 판단하는 사람이 됩니다.

이 사건은 큰 분쟁 없이 진행됐습니다.
그 이유는 단순합니다.
- 과도한 매출 회복 약속 없음
- 무리한 확장 계획 없음
- 대표 개인 담보 남발 없음
- 현실적으로 지킬 수 있는 구조 제시
회생은 희망을 과장하는 절차가 아닙니다.
지킬 수 있는 계획을 제출하는 절차입니다.
법원은 이 회사를 이렇게 판단했습니다.
“더 끌 필요 없다.
재정렬 준비가 되어 있다.”

이 회사가 특별했을까요?
아닙니다.
- 원자재 급등
- 단가 고정 계약 구조
- 공급망 불안
- 납품처 부도
- 내부 관리 리스크
방송·음향 제조, IT 기반 장비 납품, 공공기관 거래 구조라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변수입니다.
이 회사가 다른 점은 단 하나입니다.
조금 늦기 전에 멈췄다는 것.
회생은 망한 회사가 가는 제도가 아닙니다.
- 기술이 살아 있고
- 거래 이력이 남아 있고
- 구조를 재정렬할 여지가 있을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