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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49년 명맥 '국민휴지 기업' 모나리자에스엠 법정관리行

Writer민경진 기자

Date2025.07.21

Company한경

본문

팬데믹 이후 설비투자 무리한 듯

이자 늘고 매출 감소에 손실 '눈덩이'

5월 EOD 발생 후 기업회생 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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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리자'로 유명한 화장지 브랜드를 앞세워 49년간 명맥을 이어온 위생용 종이 제품 제조기업 모나리자에스엠이 자금난을 이기지 못해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 회생11부는 전날 주식회사 모나리자에스엠에 대해 '포괄적 금지명령'을 공고했다. 포괄적 금지명령은 회생절차 개시 결정이 나오기 전까지 한시적으로 채무자에 대한 강제집행, 가압류, 담보권 실행을 위한 경매 등을 금지하는 것이다.

법원은 모나리자에스엠 대표 심문 등의 절차를 거쳐 기업회생절차 개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심문 기일은 오는 23일로 정했다.

모나리자에스엠은 1976년 대구에 설립된 위생용 종이 제품 제조회사다. 국민에게 친숙한 화장지 브랜드인 '모나리자' '땡큐' 등을 생산·유통하고 있다. 윤종선 회장(지분율 27.25%)과 아들, 부인이 회사 지분을 대부분 소유하고 있다.

모나리자에스엠은 1990년 대구공장을 증축하며 생산량을 크게 확대하는 등 대구 지역을 대표하는 중견 제조기업으로 성장했다. 1990년대 초 '땡큐' '굿모닝' 브랜드를 상표 출원했고, 2018년에는 4겹 화장지 '보블리'를 선보여 인기를 끌었다. 코로나 팬데믹 당시에는 위생 기능을 강화한 키친타월 브랜드 '세니케어'를 선보이는 등 제품 다각화에 힘썼다.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 이후 무리하게 설비투자에 나서면서 재무 건전성이 악화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기존 대구 공장을 확장 이전하기 위해 경북 경산에 화장지 가공 제조설비 3개 라인을 갖춘 신규 공장을 2022년 12월 완공했다. 외부 오염 물질 차단, 항온·항습 등 설비에 자동화 및 드라이브 스루 시스템까지 갖춘 시설이다. 모나리자에스엠은 공장 조성에 투입된 자금의 상당 부분을 금융권에서 차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20억원이었던 이 회사의 단기차입금은 이듬해 137억원으로 증가한 데 이어 지난해 17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이 회사가 지불한 이자 비용은 12억원으로 2년 새 3배가량 불어났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매출마저 크게 위축되면서 이 회사는 지난해 85억70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도 재무 상황은 나아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결국 회사는 지난 5월 기업은행과 대구은행에 대한 채무불이행으로 기한이익상실(EOD)이 발생했고, 지난 11일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한편 모나리자에스엠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모나리자'와 여러 브랜드의 상표권을 공유할 뿐 별개의 회사다. 두 회사의 전신은 1972년 설립된 '쌍마화장지 공업사'다. 이 회사는 1970년대 후반에 서울·경기의 '경마제지' 대전의 '태평양제지주식회사' 대구의 '쌍마'로 분할됐고, 그 후로도 각 지역 회사는 모나리자 브랜드를 그대로 사용해왔다. 이후 서울·경기 회사와 대전 회사가 합병되면서 ㈜모나리자가 탄생했고, 쌍마도 모나리자에스엠으로 이름을 바꾸고 사업을 이어왔다.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507159329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