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er법무법인 스탠다드
Date2026.01.30
Company시사저널
시사저널 2026.01.29 김영택 기자
'종합적 고려법' 도입, 소기업 회생 가능성·책임경영 촉진
채권자 보호와 경영권 보장 사이 균형 모색…법조계 주목

춘천지방법원이 소규모 기업 회생 절차에서 기존 경영자의 경영권 유지를 허용하는 결정을 내렸다.
서울회생법원에서 시범적으로 도입된 '종합적 고려법'을 지방법원이 적용한 첫 사례다.
춘천지방법원 제1파산부(재판장 김재호)는 지난 26일 식육가공 및 가금류 제조·도소매업을 영위하는 D기업에 대해 종합적 고려법을 적용한 회생계획안을 인가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결정으로 D기업의 기존 대표자는 회생 절차 이후에도 50%를 초과하는 지분을 유지하며 경영권을 이어가게 됐다.
그동안 회생 실무에서는 기존 주주의 최종 지분율이 회생채권 변제율보다 낮아야 한다는 이른바 '상대적 지분비율법'이 관행처럼 적용돼 왔다.
이로 인해 소규모 기업의 경우 회생이 인가되더라도 기존 경영자가 경영권을 상실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고, 이는 회생 신청 자체를 기피하는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재판부는 이번 사건에서 이러한 기계적 기준에서 벗어나 소규모 기업의 실질적 가치가 경영자의 전문성, 거래처 네트워크, 책임경영에 크게 의존한다는 점을 중점적으로 고려했다.
법원은 회생채권자들의 동의를 전제로, 기업의 존속 가능성과 이해관계인들의 장기적 이익을 종합 판단해 회생계획안을 인가했다.
회생계획안에 따르면 회생채권 중 일부는 현금으로 변제하고 나머지는 출자전환 방식으로 처리된다.
이 과정에서 주식병합 등을 통해 기존 대표자가 최종적으로 50%를 넘는 지분을 확보하도록 설계됐다.
대신 채권자들에게는 의결권이 있는 우선주를 부여해 이익 배당권과 잔여재산 분배권, 신주인수권 등을 보장했다.
재판부는 "소규모 기업은 경영자의 책임경영 없이는 사실상 정상화가 어렵다"며 "채권자들의 동의가 있는 이상,
기업의 실질적 회생 가능성과 장기적 이익을 함께 고려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취지로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결정을 두고 형식적 지분 기준에 얽매이지 않고 회생의 실효성을 중시한 판단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서울회생법원에 한정됐던 종합적 고려법 적용이 지방법원으로 확산되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사건을 대리한 박승호(법무법인 정윤) 변호사는 "제조업 기반의 소기업은 대표자의 경영 연속성이 곧 기업 가치"라며
"경영권 유지를 통해 책임경영을 유도하면서도 채권자 이익을 실질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판결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춘천의 한 제조업체 대표는
"회생으로 기업이 정상화될 경우 채권자 역시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변제를 기대할 수 있어 지역경제와 고용 유지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이번 판결을 계기로 경영권 상실을 우려해 회생 절차를 주저하던 소규모 기업들이 제도권 회생을 선택할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586/0000121258?sid=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