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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지난 5년간 ‘의료비로 파산’ 1만5천명…가계 부담 해마다 증가

Writer허윤희 기자

Date2026.03.10

Company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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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허윤희 기자 2026.03.10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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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질환을 가진 박상철(가명·39)씨는 건강보험 비급여 검사와 약값 등으로 의료비가 한달에 많게는 100만원까지 들어간다. 손과 다리가 굳어 매일 재활치료를 받아야 하는 그는 정규직 일자리를 구할 수 없다. 편의점 아르바이트 등 불안정한 노동으로 생계를 잇고 있다. 박씨는 “치료비로 돈이 계속 나간다. 매달 카드값 내고 다음달 (신용카드로) 당겨서 막고 마이너스 통장은 500만원 정도 썼다”며 “미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2018년 의료비로 쓴 6천여만원의 카드빚으로 법원에 개인파산 신청을 했고 그해 파산 선고를 받았다. 8년이 지난 지금 쌓여가는 의료비로 다시 파산 위기에 몰렸다.

지난 5년간 법원에서 인용 결정이 난 개인 파산자는 15만4745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의료비 지출 증가로 인해 빚을 진 이들은 전체의 10%인 1만5476명에 달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9일 법원행정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2021년부터 2025년까지 5년간 개인파산 신청자는 21만3509명이고 이 가운데 15만4745명(72.5%)이 개인파산 신청이 인용됐다. 개인파산 신청은 채무자가 자신의 재산으로 모든 채무를 변제할 수 없는 지급불능 상태에 빠졌을 때 법원에 신청하는 절차이다. 법원에서 파산 선고를 받으면 법적 한도 내에서 빚이 탕감된다.

지난 5년간 개인파산 인용 사유를 분석한 결과, 사업 실패 또는 사업소득 감소가 4만1342명(26.72%)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실직 또는 근로소득 감소(23.98%), 생활비 지출 증가(23.24%), 의료비 지출 증가(10%), 투자 실패 또는 사기 피해(5.68%) 순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개인이 통제하기 어려운 사유인 의료비 지출 증가로 인한 파산은 해마다 약 2천~3천명씩 발생했다. 연도별로 보면 2021년 3412명, 2022년 2946명, 2023년 3070명, 2024년 3323명, 2025년 2725명이다.

이런 가운데 가계와 개인의 의료비 부담은 꾸준히 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지난해 발표한 ‘2022년 한국의료패널 기초분석보고서’를 보면 2022년 기준 가계 부담 의료비는 가구당 297만1911원, 개인 부담 의료비는 1인당 103만5411원으로 집계됐다. 가계 부담 의료비는 2019년 208만3467만원에서 42.6% 증가했고 개인 부담 의료비는 같은 해 77만7304원에서 33.2% 늘었다. 가계∙개인 부담 의료비는 건강보험 등이 적용된 금액을 제외하고 실제 부담하는 의료비로, 의료기기 등 구입비, 교통비·간병비 등을 모두 합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초고령화로 인한 만성질환과 돌봄 수요가 늘어난 만큼 의료비 지원 강화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김창보 건강돌봄시민행동 운영위원은 “과도한 의료비로 인해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저소득층을 지원하는 ‘재난적 의료비 지원 사업’과 같은 지원 제도를 확대·강화하고 지원 항목에 간병비도 포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미화 의원은 “가족 한 사람이 아프면 가계가 무너지는 악순환을 더 이상 방치해선 안 된다. 간병비 부담 완화와 의료비 지원 강화 등을 통해 국가가 최소한의 보호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248483.html#ace04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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