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er법무법인스탠다드
Date2026.06.01
Company법조신문
법조신문 임혜령 기자 2026.05.15 15:28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법원장 정준영)은 11일 서울 서초동에 있는 법원종합청사 1층 청심홀에서 ‘채무자회생법 시행 20주년 기념 심포지엄’을 열었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이 시행된 지 20년을 맞아 지난 역사를 돌아보고 제도 발전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이날 정준영 서울회생법원장은 환영사를 통해 “도산 제도가 경제 성장의 걸림돌이 아니라, 오히려 부실을 털어내고 투명한 생태계를 가꾸는 ‘경제의 밑거름’이자 소중한 ‘인적 자본(Human Capital)’을 수호하는 사회적 안전망”이라며 “향후 20년 또한 세계 사법 도산 네트워크의 핵심 멤버로서 역할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오프닝 세션에서는 내외귀빈 축사가 이어졌다. 서경환 대법관은 “채무자회생법이 제정되면서 우리 법제가 글로벌 스탠다드에 버금가는 완전체로 나아가는 초석이 마련됐다”며 “주요 선진국 중에 도산 전문법원을 가진 나라는 극히 드문데, 우리나라에 6개 회생법원이 설립된 건 이를 도와주신 국민들의 성과”라고 했다.
김형두 헌법재판관은 “채무자회생법 시행 성과가 대단하고, 특히 전국 회생법원 설립이 전문성 측면에서 아주 중요하다”면서도 “다만 법률은 완전할 수 없고 경제 상황은 계속 변하므로, 앞으로도 꾸준히 더 나은 방향으로 개정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욱 대한변협회장은 “20년간 채무자회생법은 우리 경제 안정과 회복을 지탱해 왔다”며 “도산제도는 사회 전체의 신뢰와 경제질서를 유지하는 기반이고, 여기에는 법원, 학계, 실무가, 유관기관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박재완 대법원 회생․파산위원회 위원장은 “우리 도산법제는 전국 회생법원이 설립되면서 시스템적으로 완성되었다고 할 수 있다”며 “채무자회생법은 사람으로 치면 성년이 되었는데, 앞으로 더욱 도산제도가 성숙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심포지엄은 두 세션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1세션 ‘유관기관과의 협력을 통한 개인도산절차의 미래’에서는 정승진 서울회생법원 판사, 황재호 신용회복위원회 본부장, 황상진 서울금융복지상담센터 상담관이 발표에 나섰다. 이들은 개인도산 절차에서 유관기관 간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올해 하반기 출범 예정인 ‘통합도산지원센터’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법원 내에 신용회복위원회와 법률구조공단 관계자가 상주해 상담부터 신청까지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방식이다.
2세션 ‘채무자회생법의 미래를 그리다 – 법인도산절차 개선을 중심으로’에서는 기업 규모별 회생절차 개선 방안이 논의됐다. 박주영 광주지법 부장판사는 현행 간이회생절차가 일반 법인회생과 실질적 차별성이 크지 않다고 지적하며, 미국 연방파산법의 서브챕터V(Subchapter V)를 모델로 한 중소기업 맞춤형 회생절차 도입 필요성을 제기했다. 소규모 기업의 특성에 맞춰 비용과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여 중소기업 생존율을 높이는 모델이 될 수 있다는 취지다.
남승정 서울회생법원 판사는 대규모 도산사건 처리의 비효율성을 짚으며 디지털 기반 절차 혁신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최근 티몬·위메프 사례처럼 채권자 수가 수만 명에 달하는 대형 회생사건에서는 채권 신고·집회 통지·서류 관리에 막대한 행정 비용과 시간이 소요된다는 진단하에, ‘온라인 채권 신고 및 집회 시스템’과 비대면 채권자집회 활성화, 전문 외부기관이 채권 관리를 대행하는 미국식 ‘청구대행기관(Claim Agent)’ 제도 도입을 제언했다.
대한변협 도산변호사회 부회장 자격으로 심포지엄에 참석한 박시형(사법시험 51회) 법무법인 선경 대표변호사는 “오프닝 세션에서 김형두 헌법재판관이 채무자회생법이 도입되고 자리를 잡아가던 시절의 에피소드를 들려주셨는데 참 인상 깊었다”며 “회생제도를 둘러싼 많은 분들의 노력이 모여 오늘날 이런 결실을 이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10년·20년 후가 더 기대되는 자리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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