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er법무법인 스탠다드
Date2026.07.06
Company서울경제
서울경제 | 이충희 기자 | 입력 2026-07-01 17:30 | 수정 2026-07-01 17:56
IPO 지연되며 주주간계약 변경
프랙시스에 지분 32% 추가 담보
실익 불투명해져 매각 셈법 복잡
중앙그룹 회생절차 새 변수 부각

중앙일보·JTBC 사옥. 중앙그룹
중앙그룹의 핵심 자회사이자 1조 원대 인수합병(M&A) 매물로 평가받는 SLL중앙의 경영권 지분을 재무적투자자(FI)가 사실상 확보했다. 이에 따라 본격적인 회생절차에 돌입한 중앙그룹이 향후 SLL중앙을 매각하더라도 정작 그룹 재건에 쓸 현금은 거의 손에 쥐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LL중앙의 최대주주 측은 올해 상반기 중 FI인 프랙시스캐피탈(18.36%)과 주주간계약을 전격 변경했다. 이번 계약 변경의 골자는 콘텐트리중앙(53.82%) 등 최대주주 측이 보유하고 있던 SLL중앙 지분 중 약 32%를 프랙시스 측에 추가 담보로 제공하는 내용이다.
이번 계약 변경은 SLL중앙의 기업공개(IPO) 지연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2021년 SLL중앙의 전환우선주(CPS)에 총 30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한 프랙시스캐피탈은 당초 약정된 기한 내 상장이 무산될 시 금리 페널티 조항을 발동한다는 조건을 받아뒀다. 이후 상장 연기로 투자금 회수가 지연되면서 양측의 재협상이 진행됐고 결과적으로 프랙시스캐피탈이 담보권을 대폭 강화하는 구도로 주주간계약이 재편됐다.
이 같은 지분 담보 족쇄는 중앙그룹의 법정관리 절차와 맞물려 구조조정의 큰 변수로 부각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날 서울회생법원은 중앙홀딩스·콘텐트리중앙·중앙피앤아이·메가박스중앙 등 중앙그룹의 4개 계열사에 대한 회생 개시 결정을 내렸다. 워크아웃에 돌입한 중앙일보는 자구안의 일환으로 경영권 매각을 추진 중이다.
그간 IB 업계에서는 회생 인가 전 M&A의 핵심 매물로 SLL중앙을 지목해왔다. 그러나 이번 주주간계약 변경으로 지분 상당수의 통제권이 FI 측에 넘어가면서 자산 매각 셈법이 복잡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기존 지분에 담보권까지 확보하며 절반이 넘는 지분을 틀어쥔 프랙시스캐피탈은 자체적으로 매각 가능성을 타진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콘텐트리중앙의 회생절차가 본격화되면서 프랙시스캐피탈 역시 법원이 선임한 관리인, 채권단들과의 협상 과정에서 복잡한 방정식을 풀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시장에서 평가하는 SLL중앙의 기업가치는 1조 원 안팎이다. 그러나 실제 매각이 성사되더라도 콘텐트리중앙이 쥘 현금은 거의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프랙시스가 투자한 원금 3000억 원에 그간 누적된 이자와 페널티 금액까지 고려하면 매각 대금 대부분이 FI의 원리금 상환으로 돌아갈 수 있어서다. 텐센트 역시 SLL중앙의 지분 10.11%를 보유하고 있다. 이처럼 매각 실익이 사라진 구조 탓에 중앙그룹과 채권단 사이에서는 SLL중앙 매각을 미루거나 방어하려는 기류가 나타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기업 구조조정 전문가들은 회생절차 돌입 이후 자회사 분할 매각을 시도했으나 정작 담보에 막혀 자금 회수를 하지 못한 전례들을 주목하고 있다. 홈플러스의 경우 익스프레스 매각 대금이 당초 기대했던 7000억~8000억 원에서 1200억 원 수준으로 폭락한 바 있다. 태영그룹 역시 핵심 자회사였던 에코비트를 2조 원 초반에 매각하는 데 성공했으나 글로벌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에 잡혀 있던 담보 탓에 정작 매각 대금을 한 푼도 회수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