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er법무법인 스탠다드
Date2025.09.11
Company조선일보
조선일보 박기람 땅집고 기자2025. 9. 10. 00:38
국내 첫 NPL 거래 플랫폼 ‘엔플랫폼’ 공식 서비스
채권 전문 금융사인 B사는 1년 넘게 부실채권(NPL)으로 보유 중인 대구시 동구 공장부지를 처리하지 못해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대지면적 3700여㎡(약 1100평)에 지하철역까지 걸어서 10분쯤 걸리는 역세권으로 입지 여건이 좋고 권리관계도 단순한 물건이었다.
채권을 사는데 37억원여원을 들였다. 하지만 채권 회수를 위해 두 차례 진행한 법원 경매에서 입찰자가 한 명도 없었다. 흐르고 채권 회수는 점점 투명해졌습니다.
그러던 중 B사는 지난 7월 초 당시 베타 테스트 중이던 국내 최초 NPL거래 플랫폼인 엔플랫폼(NPLatform)에 매물을 올렸고 불과 33일만에 매각하는데 성공했다.
B사 관계자는 “AI(인공지능)를 활용한 정확한 물건 분석과 컨설팅으로 실수요자를 찾아냈다”면서 “자칫하면 본전도 건지지 못할뻔했는데
이익을 얻고 엑시트할 수 있었다”고 했다.
땅집고와 프롭테크 기업 트랜스파머, 채권 전문 금융사인 바른엔피엘 대부가 만든 엔플랫폼이 지난8일부터 공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NPL물건 등록과 상세 분석, 실사, 가격입찰, 계약까지 모든 과정을 온라인에서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김기현 트랜스파머 대표는 “법원 경매만으로는 통상 1년 이상 걸리던 NPL 회수 과정을 빠르면 단 한 달만에 끝낼 수 있다”면서
“연간 80조원에 달하는 국내 NPL 거래 시장에 새로운 변화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했다.
◇알음알음 매각에 채권 회수율 떨어져
NPL은 금융기관이 보유한 부실채권으로, 원금이나 이자가 3개월 이상 연체된 대출을 뜻한다.
지금까지 NPL 시장은 오프라인에서 이른바 면대면 방식으로 이뤄져 절차가 복잡하고 거래 진행이 느렸다.
금융사들은 적게는 수백억원, 많게는 수천억원 단위의 부실채권을 묶음(벌크)으로 자산유동화회사(AMC)나
채권추심업체에 매각하고 해당 업체는 채무자의 재산을 일일이 수작업으로 조사하고 협상하거나 법원 경매 등 법적 절차를 통해 회수를 시도해왔다.
문제는 이런 과정을 거치는데 최소 수개월, 길게는 2년 이상 걸린다는 것. 공인중개사나 대부중개업체를 통해 알음알음으로
부실채권 매수자를 찾는 방식이어서 비효율적이고 정보 전달력이 떨어진다.
회계사나 컨설턴트가 NPL 한 건을 분석하기 위해 3~4주간 각종 자료를 수작업으로 정리하다보니 자문 비용도 많이 든다.
이처럼 거래는 느리고 복잡한 NPL이 시장에 쌓이면서 자금 순환을 막는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실제로 법원 경매 물건 10건 중 4건이 NPL인데, 낙찰가는 감정가의 3분의 1에도 못 미친다.
지난해 금융권 부실채권은 감정가 기준 82조원이었지만 매각액은 47조원에 그쳤다.
올 들어 감정가 대비 낙찰가율은 23.4% 수준까지 더 떨어졌다. 안영효 바른엔피엘 의장은 “부실채권 현금화 속도가 낮다 보니 금융기관의 재대출 여력도 줄고,
실물경제 전체에 악영향을 끼치며 이른바 ‘경제의 뇌관’으로 지목된 상황”이라고 했다.
◇엔플랫폼, 5단계 프로세스로 빠르고 편하게 거래
엔플랫폼은 이같은 부실채권 거래 병목을 풀기 위해 만든 온라인 플랫폼이다.
엔플랫폼에서 NPL 을 사고 파는 프로세스는 5단계다. ▲부실채권 자산 등록 ▲AI 기반 자동 분석 ▲매수의향서 제출 ▲비공개 가격 협의 ▲거래 성사·행정지원 등이다.
가장 큰 특징은 흩어진 정보를 AI가 자동으로 표준화해서 정리하고, 개별 채권 단위로 가격 비교와 회수 전략 설계까지 가능하다는 것.
사용자가 “수도권에 담보가 탄탄한 30억원대 물건을 보여줘”라고 입력하면, AI가 조건에 맞는 물건을 추천한다.
이어서 입찰 신청, 실사 요청, 회수 시뮬레이션까지 한 번에 처리한다. 예상 낙찰가와 자금 회수 기간까지 실시간으로 척척 산출한다.
필요한 데이터는 엑셀 파일로 내려받아 활용할 수도 있다.
김 대표는 “금융기관마다 형식이 제각각인 PDF, 엑셀파일, 이미지도 AI가 판독해 표준 템플릿에 맞춰 보기 편하게 올려준다”면서
“사실상 NPL 시장의 네비게이션이자 스마트 비서 역할을 하는 셈”이라고 했다. 여기에 기사·영상·리포트 등 콘텐츠를 활용한 마케팅 기능까지 제공한다.
엔플랫폼은 금융기관은 물론 일반인도 땅집고옥션 회원으로 가입하면 이용 가능하다. 현재 론칭 기념 반값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금융사는 자산 등록과 협상을, 시행·시공사는 열람부터 계약까지 전 과정을 이용할 수 있다. 개인 투자자는 추천 기반으로 가입하며 일부 딜에 한해 입찰도 가능하다.